교회에 헌신적인 장로님이 예배후 식사시간에 집사와 싸움이 났다. 

치고 받고 싸운게 아니라 친교실 밥상에서 정답게 함께 밥을 먹다가 장로가 울화통이 터진다는 듯 벌떡 일어나 자리를 뜬 것이다.

장로는 보수파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다. 

집사는 진보 좌파다. 

북한을 비판하면 거품을 물고 북한편을 드는 사람이다. 

그러니 한국 대통령 중에 노무현, 문재인 빼고는 다른 사람은 대통령도 아니다. 

그와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그 집사가 날린 드라이버 샷이 왼쪽 나무 숲으로 빠져들어가면 "저 자는 좌파라서 공도 좌쪽으로 구른다"고 농담도 하고 그런다.

그런데 예배후 식사자리에서 장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영국과 미국, 캐나다 방문이 성공이었다고 찬사를 보내는 멘트를 계속 날렸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한국의 야당 놈들이 윤석열이는 기시다 찾아가서는 구걸외교를 했고 바이든과는 48초 그냥 스친 것으로 정상회담이라고 했고 더구나 육두문자를 써서 국격을 떨어트렸다고 벌떼같이 나서서 대통령을 조지자고 벼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선동과 거짓을 일삼는 좌파들의 판에 박은 공식이라는 게 그의 철썩 같은 믿음이다.

그런데 앞자리에 앉은 집사는 얌전하게 듣는 척 하다가 "한국에 있는 가장 쓸모있는 정치인은 이재명 밖에 없다"고 느긋하게 한방 치고 나온 것이다. 

이재명이는 정치, 사법, 행정 두루두루 경험이 많고 시원한 사이다 발언에 거침없는 정치인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고 한다.

듣고 있던 장로가 "집사님, 이재명이는 전과 4범에 지금 검찰과 경찰에서 조사중인 범법혐의가 몇 개나 되는 줄 알아요? 알고 그런 소리하는 거에요?" 그러자 그 집사는 "무능하고 고집불통 검찰 출신 윤석열보다는 한참 위에요. 이재명이가. 세상 돌아가는 거 똑바로 알고나 말하세요!"

그러자 "이런 좌파들이 세상 말아 먹어요!" 버럭 화를 내더니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겠다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선 것이다. 

옆에 앉아 있던 장로 부인도 집사에게 증오의 싸늘한 눈길을 쏘아붙이며 함께 자리를 떴다. 

친교실 밥 먹는 시간도 예배의 연장이고 그래서 겸손과 섬김의 코이노니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담임목사가 골백번 가르쳤건만 정치얘기 때문에 코이노니아고 뭐고 쑥대밭이 된 것이다. 

이제 그 장로의 말이 집사에게 먹히기나 하겠는가?

장로가 대예배 대표 기도하는 순간, 그 집사는 아마 귀를 막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런 보수 꼴통 교회 더 이상 안나가!"를 외치며 조용히 교회 출석을 포기할 수도 있다.

교회에서 정치얘기하다 보면 이런 꼴이 난다. 

교회는 좌파도 있고 우파도 있다. 

목사도 정치얘기 판에 잘못 끼어들었다간 단칼에 죽사발이 된다. 

정치에선 목사도 금방 정적으로 변한다. 

목사님과 정치적으로 생각이 다르면 주의 종이고 당회장이고 따지지 않는다. 

거침없이 덤벼든다. 

그래서 교회에서 정치얘기는 금물이다.

미국 정치 얘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보수적인 교인들은 트럼프를 무슨 '복음의 사도' 정도로 아끼고 존경한다. 

그런데 좀 진보적이다 싶은 교인들은 바이든 편에 선다.

대법원이 보수화되어 '로 대 웨이드' 법을 걷어차고 낙태권을 취소하자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만세삼창이라도 외칠 기세지만 민주당 쪽 진보적인 교인들은 "내 몸은 내게 결정권이 있다"며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나는 성지순례단을 이끌고 성지순례나 유럽여행을 갈 때마다 말조심을 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한번은 성지순례 중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성지에 관한 안내말씀을 드리다가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망신 다 시키고(당시는 현직 대통령) 대통령으로서는 함량미달이란 말이 슬그머니 흘러나온 모양이었다. 

그러자 당장 '하나님의 사람' 트럼프 대통령을 그렇게 깎아내리면 어찌하냐고 "당신 목사 맞냐?"고 대드는 순례객이 있어서 진땀을 뺀 적이 있다.

목사나 장로, 아니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정치적 견해나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래야 투표라도 할 게 아닌가? 

그러나 정치적 견해를 공적인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백번 삼가해야 할 일이다. 

친교의 자리나 예식장 혹은 장례식장에서 국밥을 먹으면서도 금기시해야 한다.

성경에서는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딤전 2:2). 

인간이 세운 모든 제도에 순종하라 하시고(벧전 2:13-14), 세금을 내야 하고(롬 13:6),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고 요구하고 계신다(롬 13:7). 

하나님께 속한 백성이지만 이 땅에 하나님이 도구로 세우신 권세 역시 하나님이 정하신 권세로 순종할 이유가 있다고 가르치신다(롬 13:1-3). 

대부분 세상 권세나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순종하라는 말씀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인 정치 견해나 특정 정치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지지 혹은 비판하라는 성경구절은 없다. 

내가 속한 연합감리교에서도 목사는 강대상, 교회 출판물,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또는 교회와 관련된 기타 포럼에서 정치적 후보자나 특정 법안에 대한 개인적 선호를 공표할 수 없다고 정해놓고 있다.

그러니까 입이 근질근질할지라도 교회에서는 정치노선은 빼고 오직 '예수노선' 하나로 통일하자. 

교회의 평강을 위해서다. 

치고받는 한국정치판이 자칫하다가는 미주한인교회를 분열시키는 '분열마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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