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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교회총연합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반대 한국교회 기도회'



보수 교계, "차별금지법, 동성결혼 합법화로 이어질 것"

"기독교 단체 활동 제약 등 역차별 일어날 것"

진보 교계, "무엇이 차별인지 밝히는 기준· 선언적 의미"

"처벌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공적 영역에서의 차별 완화하는 법안이 오도돼"



성별과 장애,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보수 기독교계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에 대한 반대 의견 개진을 막고, 사회 전반에 동성애를 인정하는 듯한 인식을 확산시켜 결국 동성결혼 합법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때문이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교회 내에서 동성애를 반대하거나 죄라고 말할 수 없고, 기독교 학교와 단체들의 운영이 탄압받게 되는 등 역차별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교총 차별금지법TF 위원장 이영한 목사는 "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역차별을 발생시킬 수 있거든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배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차별금지법에 동성애를 반대하거나 설교하는 것을 제재하는 조항은 없다"며 "종교인이 소신을 밝히는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 교계는 "일단 처벌 문구가 도입되면 해석을 통해 동성애 반대 행위 등을 차별로 몰아 처벌할 수 있고, 이는 행정부·검찰·법원 등이 결정한다"며 "차별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각 영역에서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며 "차별금지법은 성윤리와 결혼관, 가족관 등에 영향을 미쳐 가정과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한교총 차별금지법 제정반대 기도회에서 김종준 예장합동 총회장은 "이미 제정된 개별적 사유의 차별금지법으로도 분명히 우리는 차별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괄적 차별 금지법으로 전국민을 압제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 교계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것과 성소수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말자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보수 교계의 주장은 과도한 염려이자 확대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면 처벌된다', '성교육 시간에 항문성교에 대해 배우게 된다',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후 수간 등도 합법화 될 것이다' 등의 주장이 이미 올해 초 법원의 판결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공적 영역에서의 차별을 완화하는 법안이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마치 '교회 처벌법'처럼 오해받고 있단 것이다.

NCCK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는 "목사님이 설교한다고 해서 처벌한다,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 제안돼 있는 차별금지법엔 맞지 않다고 가짜뉴스라고 판결을 했고...(차별금지법은) 사회적 불이익을 주지 말란 것입니다. 

설교를 못하게 한다거나, 이건 종교의 자유에 속한 영역이기 때문에 차별금지법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문화적 거부감이 있다고 해서 그의 생계를 빼앗는다거나 공격한다거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는 건 다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은 처벌을 위한 법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차별인지를 밝히는 기준"이라며, "그 차별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선언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내재된 관습적 차별을 드러내고, 차별 당하는 사람이 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이 보편적 인권에 기초한 평등사회로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에 국한 된 법안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라며 "장애와 젠더, 인종 등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차별의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승렬 목사는 "헌법의 기본 가치관이나 그리스도인들이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라고 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큰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법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법안이 발의되지 않았지만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교계의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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