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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쾌 장로

 

"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지 않느냐.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사람이 살면서 누구나 겪는 세월의 흐름을 고장난 벽시계에 빗대어 표현한 대중가요 가사 일부입니다.

정말이지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해와 달을 정하고 날짜를 매겨 의미를 부여하고 또 각오하고 다짐하며 살아갑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연말이면 며칠 후 맞이할 새해를 기대하며 감동적인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 상황이 이제는 2년 10개월을 지나쳐 갑니다.

3년 여의 팬데믹 기간은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고 이젠 바뀐 방향으로 우리가 끌려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을 맞닦드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위축되어가던 종이 매체들은 팬데믹 상황에 크나큰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그 영향 아래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남의 집 얘기는 할 필요도 없고, 당장 저희 코 앞에 닥친 상황들이 그러했습니다.

2020년 3월 <Stay at home>행정명령 후 교회들의 모든 모임이 올 스탑되었습니다.

교회들의 각종 모임, 행사 등등이 없어지니 그에 따르는 기사와 광고가 하나도 없게 됐습니다.

당연히 신문사 운영이 어려워질 수 밖에요...

이젠 종이 신문들이 운명을 고할 때가 됐나보다라고 우려하시는 분들을 주위에서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저희 크리스찬 타임스는 지금같은 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크게 비관하지 않았습니다. 

신문 발행을 일주에서 격주로 늦췄는데 처음 상당기간 왜 신문이 없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꽤 많았습니다.

말들은 안하셔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시는 분(독자)들이 많았다는 얘기가 되겠고요,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갖고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었던 것입니다.

광고가 턱없이 부족하여 어려워도 항상 보시고 계시는 주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신문제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2년이 지날 무렵, 광고를 하고 싶다는 이메일 하나를 반갑게 받았습니다. 

전화를 해보니 미국 카지노 호텔의 카지노 광고였습니다.

꽤 큰 액수였습니다.

"내가 부탁한 것도 아닌데 뭐..," "그래도 카지노 광고는 안되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큰 광고 인데...!" "크리스찬 신문에 카지노 광고라...!"

몇 시간동안 나의 머리 속 싸움의 결론은 Thank you, but no thank you였습니다.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전화하라는 카지노 매니저의 전화음성을 멀리하며 아마도 다시 전화할 일은 없을 거라고 혼자 다짐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결정은 잠시 흔들렸지만 아주 잘한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신문 운영이 어렵다고 주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방법을  택하거나 더더욱 거짓을 덮어 진실인 양 하는 일들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정론이다. 우리가 최고다"라고도 절대 말하지 않았습니다.

평가는 읽으시는 분들의 몫이니까요. 

그렇게 많은 양의 기사를 어떻게 고르며 선택 하느냐고 물으십니다.

간단합니다.

주님을 크리스찬 타임스의 주필로 모시고 여러차례 생각을 해본 뒤 고르니까요.

크리스찬 신문은 성경말씀에 반하는 것들은 결사반대입니다.

신문사의 운영이 어렵고 제작이 힘들어도 그때마다 우리는 "너희가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을 떠올리며 큰 위로를 받습니다.

자신의 호의가 왜곡되고 정당성이 오해를 받고 또 시기와 질시를 받으며 자신을 다 내어놓아도 그 희생을 살아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그 길을 우리 예수님은 원수까지도 축복하며 그 길을 따라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짧은 세상 지혜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 길이야말로 참된 지혜의 길이요 영원한 축복의 길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칼럼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세월의 흐름은 고장도 없이 가고 있습니다.

크리스찬 타임스가 오는 5월이면 창간 20주년을 맞습니다.

더욱 열심히 신문을 제작하는 것이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에도 예수님께서 고난의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정직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신문발행을 해나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주위에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시길 기도드립니다.

<본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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