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성공하지 마세요

 

2015년 봄 어느 날, 한 성공한 기업인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가 술렁인 일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었다. 

그는 바로 전날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하고는 다음 날 새벽에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가서 자살해 버렸다.

그 일이 벌어지기까지는 일반 국민이 경남기업과 성완종이라는 분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사건이 생긴 후에 알려진 사실에 의하면 성완종은 중학교 중퇴라는 열악한 학력으로 단돈 1000원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고 결국 1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체의 회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한때 국회의원이 된 적도 있는데 뇌물 문제로 금배지를 반납한 사람이다.

그야말로 밑바닥에서 시작하여 그렇게 성공하기까지 그는 매우 치밀한 사람이었다. 

자살하기 전에도 그는 여러 메모지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가 가지고 있었던 메모지와 기자들과의 통화 내용을 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한 정치인들에게 엄청난 정치 자금을 납부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자기에게 불똥이 튀는 것이 부담스러워 어떻게든지 성완종과 선을 그으려고 노력했다. 

정치인들이 정치 자금을 받고 문제가 되는 것을 처음 본 것도 아니고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일도 아니어서 오래가지 않아서 그 사건은 수면 아래로 내려앉고 사람들을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게 성완종은 사람들에게 잊혀 버렸다. 

오늘날 경남기업은 성완종과 관계없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사건에서 목사의 눈에 포착된 장면은 그분의 빈소에 있던 ‘고, 장로 성완종’이라고 새겨진 명패였다. 알고 보니 그분은 서산의 한 감리교회의 장로였다. 

교회의 장로가 온갖 비리를 저지르며 나라를 시끄럽게 한 것도 모자라서 하나님이 주신 고귀한 목숨을 스스로 끊어 버린 것이었다. 

이럴 때 목사는 과연 뭐라고 설교하면 좋을까? 

그 사건이 터진 후에 예배드리러 모인 교인들은 어떤 마음이었으며 서로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학력도 재력도 없었던 성완종이 그 자리까지 갈 정도로 성공한 것을 보면 그분은 형편은 어려웠지만 머리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엄청난 노력파였던 모양이다. 

성공하고 싶은 매우 강한 집념이 있었고 또 그런 노력 덕분에 그는 평생의 소원대로 성공한 기업인과 정치인까지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길로 가지 않고 악인의 꾀와 죄인들의 길과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았다는 것이다. 

혹시 그분이 교회의 장로가 된 것도 어떤 ‘방법’을 사용한 것일까?

성완종을 생각하면 사람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성공을 추구하는데, 성공하기 위해 자기 행복을 던져버리면 자기에게는 남는 것이 무엇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성완종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그 순간에 그에게는 하나님도 없고 사랑하는 가족도 없었다. 

그렇게 끝나버린 순간 그에게는 부도 없고 명예도 남지 않았다. 그러므로 성완종을 보면서 분명히 확인하는 것은 성공이 행복도 아니며 행복보다 앞설 수도 없다는 것이다.

옛날 내가 부목사도 섬기던 교회는 여러 종류의 현수막을 많이 걸었다. 

예배당 안팎에 현수막을 많이 걸면 좀 어지럽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간 걸린 현수막은 결국 사람의 뇌리에 박힌다는 면에서 교육적 효과는 상당히 좋은 것 같다. 

그 가운데 여러 글귀를 기억하는데 특별히 잊을 수 없는 글귀는 이것이다.

“사람은 성공한 사람에게 갈채를 보내지만, 하나님은 충성한 사람에게 면류관을 주신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 보면 성공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 

성공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느냐 하는 것이며 하나님 보시기에 충성했느냐 하는 것이다. 

사람이 얼마나 성공했든지 우리 모두 머지않아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이것을 기억한다면 이 세상의 성공보다는 하나님이 주실 면류관을 기대하며 하나님과 그의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참다운 지혜이다.

물론 신자에게 성공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혹 하나님이 성공을 주시면 감사하며 그것으로 더 충성하면 된다. 

하지만 합당치 않는 방법으로 성공을 추구해서는 성공하지 못해도 불행하고 성공을 하더라도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도는 세상에서 성공을 추구하기보다 하나님께 충성해야 현세의 행복과 내세의 복락이 보장된다.

<신학박사, 17개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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